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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산정호수 둘레길을 가다 21.08.02

smallpencil 2021. 8. 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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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산정 호수 둘레길을 가다.

21.08.02

전동 오리보트

 

포천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명성산 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하나 있다. 이름도 예쁜 산정호수다. 산정호수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문득 국민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산정호수의 역사가 궁금해졌다. 산정호수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5년 영북영농조합의 관개용 저수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축조된 것이 바로 산정호수다. ‘산 속에 있는 우물’이란 뜻으로 산정호수라는 이름이 붙었고, 산 안에 있다 하여 ‘산안저수지’로 불리기도 했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우물 같은 저수지였으니 그 풍광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답지 않았을까 싶다. 산정호수는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식당과 숙박업소가 호숫가를 따라 줄지어 들어서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수려한 풍경이 삭막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호수와 주변 산세가 빚어내는 풍경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다. 호수와 산은 옛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잔잔한 호반을 따라 걷는 산책만큼 좋은 것은 없을 터. 산정호수에는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뿐 아니라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수변데크길, 송림이 울창한 숲길, 붉은빛 적송 아래 조성된 수변데크, 조각공원 등 약 3.2km에 이르는 평탄한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산정호수 둘레길의 백미는 수변데크길

제방길을 걷기 시작하면 산정호수가 서서히 비경을 드러낸다. 제방 건너편으로는 망무봉 산자락이 산정호수를 따라 이어지고, 제방 중간쯤 나서면 망봉산 자락에 가려졌던 명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뒤를 돌아보면 붉은 기운을 가득 머금은 망봉산이 기세가 등등하다. 하늘이 세 산자락을 품고, 호수가 다시 그 산자락을 품었다. 산과 호수, 하늘의 조화가 산정호수의 이름을 드높이지 않았을까? 하늘이 푸르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에 내내 아쉽다.

포천 영중면 양문리에는 38선휴게소가 있다. 한국전쟁 전에는 38선이 이곳을 가로질렀다. 양문리를 지나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산정호수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북한 땅이었다. 산정호수 제방 끝 지점에 김일성 별장이 있는 이유다. 정말 기가 막힌 곳에 별장을 지었다. 강원도 고성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과 비견될 정도의 풍광을 선사한다. 수상보트 한 대가 호수 위를 스치듯 지나가고 난 뒤 잔잔한 수면 위로 아름다운 파문이 끊임없이 인다.

 

수변데크가 끝나는 지점에 자리한 광장

수변데크에서 오붓한 숲길로, 지루하지 않은 둘레길

둘레길을 3분의 1쯤 걸었나보다. 산정호수로 던져둔 시선을 차마 거두기가 아쉽다. 수변데크를 뒤로하고 숲길로 접어드는 발길이 마치 마지못해 떠밀려가는 듯하다. 하지만 숲길은 그 나름대로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숲 사이로 펼쳐지는 호수가 신선하다. 제법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들 사이로 폭신폭신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호수 한가운데 떠다니는 오리배들이 한가롭다.

숲길 끝자락에는 지난 2010년에 방영된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촬영지인 대성 참도가 세트장이 있다. 3년여 세월이 지난 지금 드라마처럼 세트장 풍경도 잊힌 지 오래인 듯하다. 문에 삐딱하게 걸린 대성 참도가 현판이 명맥 끊긴 도가의 풍경을 스산하게 보여준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IC → 퇴계원, 일동 방면 우측 방향 → 퇴계원 방면 금강로로 좌측방향 → 신월IC에서 포천 방면 47번 국도로 우측 방향 → 이동교차로에서 산정호수 방면 좌회전 → 여우재삼거리에서 우회전 → 산정호수 하동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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